어느덧 4주간의 여름학기가 종강을 앞두고 있다. 날씨도 더운데 다들 고생하였다. 나는 여러분을 공부시키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다. 졸업이 목표인 사람에게는 아마 힘들고 피곤한 여름학기였을 것이다. 하지만 열역학 전공실력을 키워 훗날 직장을 잡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소중한 기회였을 것이다.
이번에 교재로 사용한 센겔책은 SI 국제단위계다. 공무원 시험을 비롯한 모든 공인시험, 선박에 비치된 설명서를 비롯한 모든 전공 책자, 학술논문을 비롯한 모든 전문 출판물은 국제단위계를 사용하도록 되어 있다. 20~30년 전에 사용하던 비 SI 단위계를 사용하는 교재로 배우면 학생들에게 혼란이 와, 지식이 높은 단계로 올라가기 어렵고, 현장에 나와도 단위가 안 맞아 대부분 다시 배워야 한다.
어떤 교재를 가지고 배우면, 교재의 내용이 어떤 순서로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중요한 개념이 어떤 순서로 나오고, 특히 중요한 부분이 어느 부분인가 정도는 알아야 한다. 교재를 공부하는 것은 저자와의 대화라서 공부하다 보면 교재의 저자를 외우려 하지 않아도 저절로 기억에 자리 잡게 된다. 교재는 있었으나 학생들이 저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담당 교수가 그 교재로 수업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에 교재의 절반인 엑서지까지 마쳤는데 만일 한 학기 더 기회가 있다면 교재의 나머지 반을 마쳐줄 것이나 아마 앞으로 그럴 기회는 없을 것이다. 대신 이전에 최주열 교수님께 기관사에게 필요한 열역학을 배웠을 것이므로 그것으로 필요한 부분들을 대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여름학기에 얻은 가장 귀중한 것은 자신감이었을 것이다. 두 학기 동안 열역학을 배운 여러분은 최근에 열역학을 배운 우리 학교 어느 학생들보다 더 뛰어난 열역학적 지식을 갖추었다고 자부해도 된다. 열심히 공부한 여러분은 이제 기계과 출신들과 열역학적 문제에 대하여 대화를 할 수 있다. KAIST나 GIST 기계과 대학원 입학을 위한 열역학 시험도 칠 수 있다. 대학원 원서를 쓸 때 배운 과목과 교재를 묻거든 Cengel의 열역학 8판이라고 당당하게 써도 된다.
나는 우리 학부에서 3역학 정도는 모두 지방 거점국립대학 수준인 센겔책 레벨의 교재로 가르쳐야 된다고 본다. 그래야 나중에 직장을 잡을 때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그렇지 않고 당장 편한 것만 찾다가는 평생 불편함을 감수해야 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Board-File에 기말고사 시험지에 주어지는 수식들을 올려놓았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17일 기말고사가 끝나면 18일 오후에는 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내가 홈피에 성적 확인 시간을 공지하고, 그 시간에 연구실 컴퓨터 앞에서 채점한 시험지를 가지고 대기하고 있을 것이므로 그때 성적을 문의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