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3학년 이하를 흔히 코로나 세대라고 부른다. 내년부터는 학교 전체가 코로나 세대로 채워진다. 학생들 사이에 학력편차가 너무 심해 도저히 같은 강의실에서 수업이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다고 여러 교수님들이 하소연한다. 그래서 여러 가지 대책이 논의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성적별 반편성이다. 이를 주장하는 교수님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우수 학생과 학력부족 학생은 버리고 중간만 데려가는 형편이 된다. 우수 학생은 다른 대학으로 이탈할 것이다. 수도권 대학으로 이탈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거에는 불가능했으나 작년부터 가능해진 한국해양대로의 편입이 심해질 것이다. 동시에 학력부족 학생들은 1학년 때부터 수업을 포기할 것이고, 그 결과 해기사가 되어 승선해도 해상에서 사고가 난다거나 하여 개인 및 회사에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학력별 반편성은 상위권과 하위권 모두를 살리는 방법이다.'
하지만 학력별 반편성을 한다고 할 때 학생들이 받을 영향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하위권 학생은 자포자기하게 되어 더 공부를 않고, 상위권 학생들은 자만감에 빠져 공부하지 않으며, 그 결과 동기들 사이에 벽이 생긴다. 학생들 사이에 상호 협력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서로가 미워하는 위화감만 커진다. 학생들은 서로 간에 배우며 상호 협력을 통해 성장하는 것인데 그럴 기회가 줄어든다.
학점은 상대평가를 하는데 어느 반이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런 경우 상위권 학생들만 손해 보게 된다. 따라서 상위권 학생들도 그런 반편성을 원치 않는다. 같은 학교 내에서 학력별 반편성은 수업 효과도 없고 공동체만 무너진다.
================================
그러면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는 이미 수도권 대학에서도 발생하여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쌓여있다. 우리도 그들이 해본 것을 가져다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대학 수업은 교과와 비교과로 나뉜다. 교과란 학점을 주는 수업이고, 비교과란 학점을 안 주는 수업이다. 유명 대학들일수록 비교과 비중이 큰데, 비교과를 통하여 우수 학생과 학력부족 학생의 문제를 해결한다.
학생들이 가능한 시간을 주간이나 야간에 몇 개씩 만들어 특정 과목을 강의하는 것이다. 그리고 학년이나 학부나 학과의 구분이 없이 통합반으로 운영한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희망자만 수강하게 하며 수료증만 주며 학점은 부여하지 않는다.
평점 얼마 이상, 또는 얼마 이하로 수강을 제한하는 것은 실패한다. 그런 말은 하지 않아도 필요한 학생은 스스로 찾아온다. 이런 경우 대부분 우수 학생들을 위한 강의만 유지되는데, 이런 강의를 활성화하여 우수 학생들에게 수도권 대학에 버금가는 수준 높은 강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되는 것이다. 단 우리 대학은 졸업학점이 타대학에 비하여 평균 10학점 이상 많아서 수강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졸업학점은 시급히 줄여야 한다.
교수들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정해진 수업 외에 특별강의를 하라고 하면 아무도 않는다. 따라서 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비교과 수업이 유지된다. 유명 대학들은 비교과 과목들도 등록금을 내고 수강하게 하나, 우리는 학점도 안 주는데 등록금을 내고 수강하라면 거의 안 할 것이다. 따라서 이는 학교에서 발전 기금 등 기금을 마련하여 해결해야 한다.
주간도 아니고 야간에 일반 수업보다 훨씬 수준 높은 특강을 하는데 교수에게 전임교수 초과강의료에 해당하는 시간당 2만원을 주면 아무도 안 할 것이다. 따라서 교수에게 특강료로 시간강사 수준인 시간당 10만원은 주어야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본부에서도 학점도 안 주는데 뭐하러 그런 수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느냐고 생각하면 절대로 불가능하다. 어떤 형태든 대학에서 우열반 편성은 반드시 실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