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수업을 하자 학생들의 전반적 학력이 떨어지는데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심각할 정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국내외 교육 보고서들이 수두룩하다.
국내외 여러 대학들과 경쟁해야 하는 수도권 대학들은 학력의 감퇴가 대학의 사활과 직결되어 있다. 그러니 학력 증진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 대학은 상황이 다르다. 우선 경쟁하지 않는다. 졸업만 하면 학사경고를 받지 않는 한 해기사가 되어 승선이 가능하므로 구태여 경쟁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없다. 해기사가 되기 어려운 조건은 성적보다는 유기정학이나 무기정학 등 징계 경력이 더 크다.
그러다 보니 우수한 교수에게 배울 필요도 없다. 교수가 무엇을 가르치건 상관이 없다. 그냥 학점만 받으면 졸업하고 졸업하면 해기사가 된다. 학생들의 학력증진이 불필요하니 대면수업을 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전국의 모든 대학들이 대면수업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아마도 대면수업을 하지 않을 것이다. 대면수업을 하면 학생들도 교수들도 모두 힘들기(?) 때문이다.
무엇을 좀 가르치려고 하면 왜 우리가 해기사 되는데 별 상관 없는 그런 어려운 것을 배워야 하느냐 한다. 불만이 극에 다다른다. 수업이 안 된다. 강의평가를 생각했으면 처음부터 않는다. 반대로 안 가르칠수록 좋아한다.
"명강 위에 휴강 있고, 잘 가르치는 교수 위에 안 가르치는 교수 있다."
지금 공부하지 않으면 나중에 시간이 없다.
누가 가르치건 무엇을 가르치건 상관이 없다는 이 현실은 결국 학생들이 교수들을 존경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진다. 피교육자가 교육자를 존경해야 교육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은 교육의 기본 상식이다. 피교육자가 교육자를 존경하지 않는 교육환경은 학교가 아니라 학원이나 훈련소다. 나아가 일반대학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학생이 교수를 고소하는 일도 벌어진다. 우리 학교 교육이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