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방법에 따라 학생들을 크게 둘로 나누면 평소에 공부하는 학생과 시험 때만 공부하는 학생으로 나뉜다. 내신으로 따지면 전자는 보통 1~3등급 학생이고, 후자는 4등급 이하 학생이다. 물리학은 수학처럼 문제를 푸는 과목인데 문제를 풀려면 평소에 공부해야 한다.
우리 대학에 1~3등급 학생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니 교수님마다, 보직교수를 하는 교수님 마다 매년 "학생들이 물리가 어렵고 힘들어 죽겠다고 합니다." 하는 말들을 전해 온다. 나더러 교육 방법을 바꾸라는 뜻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이다. 결국 우리 대학의 물리 교육을 학생들 수준에 맞게 바꿔야 한다. 얼마 전에 나와 함께 우리 대학의 물리를 담당하시는 한교수님과도 상의했다. 교재부터 바꿀 것이다. 내년부터 더 얇고, 문제 풀이 적고, 그 대신에 물리학의 역사를 기술하며, 그림이 많은 책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나는 이번 학기부터 문제 푸는 과제는 안 낸다. 시험도 객관식 4지선다형으로 바꾸었다. 아예 학생들이 문제를 풀 일이 사라졌다.
하지만 모든 것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 대신 다른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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