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에 열역학 교재로 사용하는 센겔 책은 지방 거점 국립대 수준에서 사용하는 교재다. 이 책은 컬러인쇄라서 보기에 좋아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 철저한 실무 위주로서 이 책을 배워 바로 현장에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기본 이론이 약하다. 앞으로 대학원도 가고 해서 더 공부할 학생에게는 부족한 책인데 이것은 아쉬운 점이다.
교재의 수준을 조금만 더 올리면 좋은 책들이 많다. 하지만 여기서 더 올리는 것은 우리 대학 학생들 입장에서 무리라고 판단하여 센겔 책으로 결정했다. 우리 학생들이 전남대나 전북대 공대 수준에는 근접해야 앞으로 직장을 잡을 때 유리할 수 있다는 생각도 작용했다.
센겔의 열역학 정도의 책이 수업이 안 되는 학교는 현재의 수험생 감소 태풍 속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이런 교재정도가 안 되면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도 전공으로 먹고 살지 못한다. ㄱ구내 일류대학에서 사용하는 교재도 아니고, 평범한 국립대학에서 사용하는 책이다. 우리 학생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
나는 학생들을 강제로 공부 시키지 않는다. 수업 시간에 잔다고 깨우지 않으며, 휴대전화로 게임을 해도 뭐라 하지 않는다. 그런 것은 대학생의 교양 상식으로 판단할 문제지 교수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해기사 되는데 별 지장이 없으며, 공부 외에도 먹고 사는 방법은 많다. 공부 않는 학생에게 강제로 공부를 시키면 효과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잘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난다.
공부를 덜 한 학생은 전문성이 덜 필요로 한 단순 직종에 종사하게 될 가능성이 크고, 공부를 많이 한 학생은 전문성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고급 직종에 종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이 사회를 유지하려면 단순 직종도 필요하고 고급 직종도 필요하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
단,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은 적극 밀어준다. 이는 졸업 후 학생의 장래가 달린 문제기 때문이다. 공부하고 싶었는데 교수가 안 도와줘서, 혹은 학교가 안 도와줘서... 같은 이야기는 나오지 않게 할 것이다.
그래서 열역학을 더 공부할 학생을 위하여 홈피의 board-file에 종강때까지 한시적으로 보르나키의 열역학 pdf 판을 추가로 올려놓았다. 열역학 공부하는데 사용하기 바란다. 나는 여러분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