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학기 1학년 전공필수인 전자공학을 내가 맡게 되었다. 전자공학은 전기공학, 유체역학, 열역학, 재료역학과 함께 기관공학부 5대 핵심목들 중에 하나다.
전자공학을 하려면, 삼각함수, 복소수, 벡터, 행렬 등에 대한 미분/적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전기공학을 알아야 전자공학 수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1학년 학생들은 간단한 삼각함수조차 모른다. 수업이 안 되니 그 교수님이 전자공학 과목을 내 놓은 것이다.
우리가 다른 대학들처럼 전자공학 수업을 할 수 없다. 우리는 우리에게 맡는 전자공학 수업을 해야 한다. 따라서 여러가지를 고민 중인데 그 중에 하나가 학생들을 조를 짜서 발표를 시키려고 한다. 교수에게 배운 것이 남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공부한 것이 남기 때문이다.
이 책을 2학기 전자공학 교재로 선택한 첫번째 이유는 쉽기 때문이다. 이 책은 미국에서 나온 전기/전자 공학 책인데 제목이 introduction+basic 인 것처럼 아무 것도 모르는 대학교 1학년 학생들을 위한 책이다. 오래 전에 나왔고, 또 오타가 거의 수정되어 틀린 곳이 거의 없다. 거기에 4칙연산 외에는 수식을 최소화 하고 주로 그림으로 엮었다. 학생들에게 전기/전자공학이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러면 이 책을 공부하면 기관사로 근무가 가능하느냐고 물을 수 있다. 물론 불가능하다. 하지만 1학년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포자(전기 포기자)가 나오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2~4학년에서 스스로 전기를 계속 공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