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로부터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대학에 유학을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 아예 이에대한 기본적인 의견을 정리하기로 하였다.
우리대학 졸업생들 중에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여럿이나, 영어권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은 공대 영국 1명과 해사대 미국 1명이다. 영어권이란 통상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뉴질랜드의 5개국을 뜻한다. 현재 2명은 모두 우리대학 교수다.
영어권 대학으로 유학을 간 2명의 경우는 모두 한국의 교수님들이 자신이 개인적으로 잘 아는 교수님들께 추천하여 이루어졌다. 학생들은 좋은 영어 성적과 좋은 영문 성적표를 제출하면 입학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영어권 교수들은 자신이 잘 모르는 학생은 받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영어권으로 유학을 간 2명의 경우는, 추천하는 교수를 잘 알기 때문에, 그 추천한 교수들을 믿고 받은 것이다.
석사 2년, 박사 3년이 학위의 최소 기간인데, 석박사 통합과정(석사학위논문을 쓰지 않고 바로 박사과정에 입학하는 것)은 4년이 최소 기간이다. 일반 대학은 교수 공채시 박사학위논문만 제출하면 되지만, 우리대학은 석사학위논문과 박사학위논문을 동시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통합과정을 다니면 석사학위논문을 제출할 수 없는 곤란한 일이 벌어진다.
참고로 나는 국내에서 석사 2년, 미국에서 박사 5년, 미국에서 박사후 연수과정 2년, 국내에서 박사후 연수과정 2년, 도합 9년을 공부하고 우리 대학에 왔다. 물리학은 박사학위과정만큼 박사후 연수과정이 긴 것이 보통인데, 그래야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학교 교양물리는 80~90%의 고등학교 과정과 10~20%의 대학물리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대학에서 교양물리 강의만 할 것 같으면 물리학과 학사과정만 졸업해도 충분하다.
유학비용은 그 곳이 어디냐에 따라 다른데 요즘에는 1년에 5천만원에서 1억원 정도가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에서 이야기한 2명은 지도교수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 받았기 때문에 자기 돈은 거의 들지 않았다. 나 역시 단 한번도 내가 등록금을 낸 적이 없기 때문 미국 대학원 등록금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영어권 유학은 이렇게 가는 것이다. 자기 돈 가지고 가서는 웬만큼 여유가 있지 않고서는 버티기 어렵다.
영어권으로 유학을 가게 되면 영어 성적표 외에 수강한 전공과목들에 대하여 교재 이름과 저자 이름, 그리고 출판사 이름을 적어 제출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교수들은 자신이 모르는 책이면 학생이 수강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영어권 유학을 가려면 외국에도 잘 알려진 교재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만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영어권 교수가 없으면, 또는 자신을 영어권으로 유학 보내줄 교수가 없으면, 일본이나 중국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하다. 아시아권은 같은 유교문화권이라서 한국 학생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따라서 학생 선발에 그렇게까지 까다롭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