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부 교수님들이 생각하는 교육의 목표는 기관사 양성이다. 모든 교육시스템이 거기에 맞추어져 있다. 국가에서도 기관사를 양성하라고 국민의 세금을 주는 것이다.
나는 학생들의 목표도 같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수업 범위가 기관사 관련 사항을 벗어나면 학생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관사 양성이 목표라면 복잡한 것을 가르칠 필요가 없다. 학생도 편하고 교수도 편하다. 기관사 양성에 가장 필요한 과목은 3학년 때 이루어지는 승선실습이다. 졸업반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확실하다.
그런데 문제는 졸업생 전원이 기관사를 나가는 것이 아니고, 나가도 평생 직업으로 기관사를 하는 사람은 아주 적다는 것이다. 학교가 거기까지 돌보아주지는 않는다. 그때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공부를 안 하면 당장은 편해서 좋기는 하나, 하선하여 직장을 잡을 때는 한해대 출신이 아니라 다른 일반 대학 출신들과 경쟁해야 한다. 그러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실력이 없으면 어느 CEO건 평생 직원이 될 지도 모르는 사원을 뽑는데 주저하게 된다. 이는 교수와 학생 모두의 책임이다.
왜 학생이 안 오고, 또 자퇴생이 다수 발생하는지를 두고 교수님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린다. 무엇이든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대책을 세울 수 있다.
그 원인에 대하여 "당신이 너무 어렵게 가르치니 학생들이 싫어해서 나간다."고 하는 시각이 있는데 정말 그럴까? 내가 수업시간에 가르치는 수준은 지방 거점 국립대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자퇴하는 학생의 성적을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현실은 그 반대다. 1년 후에 보면 자퇴하고 수도권 대학으로 옮겨가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자퇴하는 이유는 그 학생들을 위한 대책에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본다. 대학을 취업률로만 따지면 전문대가 대부분 가장 높다. 우리 학교가 사는 방법은 취업률을 높이는 것보다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살리게 된다.